죽은 시계의 승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나대유
조회 286회 작성일 25-11-17 11:30
조회 286회 작성일 25-11-17 11:30
본문
어느 날, 한 남자가 시간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해 급히 집을 나섰다. 불행히도 그의 시계는 고장나서 멈춰 있었고, 주인은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는 시계를 확인하며 "아, 이런, 벌써 9시야!" 하며 뛰어갔다.
거리를 가로질러 뛰어가면서 그는 친구와 마주쳤다. 친구는 "야, 너 왜 이렇게 급해?" 하고 물었다. 남자는 "늦었어, 약속 시간이 지나버렸어!"라고 답했다. 그러자 친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너 시계 고장났잖아? 실제로 몇 시인지 알기나 해?"
남자는 그제서야 생각해보고, "아, 맞다. 그러면 죽은 시계처럼 하루에 두 번 맞는 거네!"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듣고 친구는 크게 웃으며 "그러니까 넌 진정한 시간을 이기는 자네!"라고 농담했다.
둘은 그 순간부터 고장 난 시계를 강력한 무기로 만들어, "난 언제든지 맞출 수 있어"라고 자랑하곤 했다. 결국, 시간이 정해진 약속은 어차피 다가오게 되어 있기에, 이제 약속의 주체는 시간이 아닌 서로의 관계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반전의 순간, 고장난 시계가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아이콘이 되었다. "죽은 시계조차도 우리를 잊지 않게 해준다"며 서로를 웃음 짓게 하던 그들의 이야기는 다음에도 계속되었다.
- 이전글바람이 불 때 25.11.17
- 다음글사라진 점심 나가다 25.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