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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변호사 곤궁에 처하거나 심지어 목숨을 부지하기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경쟁·우열·지배의 논리가 우리사회의 보편적 습관으로 자리잡고 법과 제도의 형식으로 뒷받침된다. 편견과 오만으로 열등한 그룹에 대한 증오가 들끓고 차이에 대한 폭력적 배제로 사회적 분열이 조장된다. 공적 담론의 선동과 진실 왜곡으로 특정 집단을 적으로 몰아가는 광기와 국가 폭력에 개인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회가 된다. 사람들은 이것을 '파시즘(Fascism)'이라 부른다. 강자의 질서에 편승해 안도하는 내면의 파시즘에 스스로 소스라치게 놀란다. 파시즘은 히틀러나 무솔리니가 아니라 '종교 정치 문화의 형태로 언제 어디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지적은 타당하다. 파시즘은 나의 밖이 아니라 내면에 이미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경쟁과 효율에 익숙하고 서열과 독점에 매력을 느낀다면 우리는 이미 파시즘적 가치에 젖어 있는 것이다. 약자에 대한 배려는 없고 유능하고 성공한 자만 존경받는 곳에서 파시즘은 게임기의 두더지처럼 튀어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