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냄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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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대유
조회 29회 작성일 25-09-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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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나는 부엌에서 냄비를 찾고 있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어제 저녁에 너가 쓰더니 어디 두고 왔니?"라고 반문했다. 문득 기억을 더듬어보니, 어젯밤 나는 친구와 요리 프로를 보며 '전문 요리사'가 된 듯한 착각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요리를 하면서 실컷 냄비를 쓰고, 나중에는 설거지하기 귀찮아서 어느 한 구석에 그냥 내버려두고 잠이 들었던 것이다.
한참을 찾다보니 결국 부엌 한쪽에서 밝은 빛을 발하며 나를 반기는 냄비가 있었다. "왜 이렇게 나를 애 태우고 찾았니?"라고 하자, 냄비는 "너도 알아야 돼, 내가 여기서 너의 요리실력을 감시하고 있었다고!" 고개를 돌리며 보니 냄비는 실은 내 요리 실력 때문에 감정이 상해 있었던 것이다!
"그럼, 네가 내 요리를 그렇게 평가했단 말이야?" 내가 놀라며 물었다. 냄비는 "솔직히 말하자면, 그건 요리가 아니다! 요리를 하려면 끓이는 출발점도 알아야 해!"라고 응수했다. 그래서 나는 "다음번엔 냄비 당신을 더 존중하며 요리할게!" 라고 약속했다.
그 순간, 냄비가 반짝이며 "그걸로 충분해. 이제 나는 설거지 안 할래!"라고 대답했다. 결국 그날 저녁, 나는 냄비와 아웅다웅하며 요리를 하지 않고, 주문을 하게 되었다. 냄비가 ‘주문’한다는 뜻이 뭔지 깨달으면서도 내일 또 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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