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하루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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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대유
조회 23회 작성일 25-09-14 01:30
조회 23회 작성일 25-09-14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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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바쁜 하루였다. 아침부터 시작해서 회의, 전화, 이메일, 그리고 중요한 발표까지. 그냥 몸이라도 하루 종일 붙잡고 있었는데, 집에 돌아오니 완전히 녹초가 되어버렸다.
“와, 오늘 하루는 진짜 힘들었어. 내가 무슨 로봇처럼 일했네.”라고 중얼거리며 소파에 드러눕자, 늘 그렇듯 귀여운 고양이 ‘푸들’이 내 배 위에 올라타서 주무르기 시작했다.
“푸들은 나와 같이 일할까요?” 내가 나자빠지다시피 누워서 물어보자, 푸들은 대답도 없이 내 얼굴을 좀 더 매만지며 나의 피로를 덜어주겠다는 듯이 애교를 부렸다.
그 순간, 갑자기 푸들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더니 말없이 나를 훑어보는 거다. “야, 누가 이렇게 피곤해보이게 하루 종일 일하래? 나도 봤어, 너 일하는 것 같은데 그 모습이 정말 웃겼어.”
나는 깜짝 놀라서 푸들을 쳐다봤다. “너가 지금 나를 비웃는 거야?”
“비웃기는, 나도 하루 종일 자다가 너가 환장하게 일하는 거 보면서 재밌었어. 대체 네가 뭘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지 궁금해서”
나는 순간적으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낮에 열심히 일해서 결국 집에 돌아와서 쉴 때 푸들이 나를 놀리다니. 이런 고양이한테 내 인생 고민을 털어놓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그럼, 너도 일 좀 해줄래?”라고 물어봤다.
푸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 일은 구경하고 놀기뿐이야!”라며 내 얼굴에 발바닥을 올리더니 잠을 청했다.
삶이 이렇게 단순한 고양이와의 대화로 반전되는 기분, 한편으로는 웃기면서도 정말 중요한 깨달음을 얻은 듯하다. “고양이보다 바쁘게 뛸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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